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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예산은 길이가 짧은 이불

[중앙일보] 입력 2013.10.14 00:55 / 수정 2013.10.14 00:55

잠자리에 들었다. 이불이 짧다. 어깨를 덮으면 발이 나온다. 발이 시리다. 이불을 끌어내려 발을 덮었다. 이번엔 어깨가 차다. 짧은 이불로는 발과 어깨를 모두 데울 수 없다. 결국 시린 발을 견디든지, 찬 어깨를 버텨야 한다. 이런 선택의 문제에 항상 맞닥뜨리는 게 나라의 예산이다. 예산은 ‘길이가 짧은 이불’과 같다. 성장이냐 분배냐, 복지냐 개발이냐 등 논란 속에서 재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물론 다 챙기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나라 곳간 사정은 뻔하다. 항상 부족한 게 나라 곳간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014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경제 활성화를 최우선에 두면서, (복지 등) 공약 이행을 최대한 추진하고, 건전 재정도 지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경제 활성화와 국정과제 이행, 재정 건전성 유지 등 세 가지 과제의 절충점을 찾느라 고생했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의 말, 짧은 이불로 발과 어깨는 물론이고 머리까지 덮겠다는 뜻이다. 이불이 마법의 양탄자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면 좋으련만, 현실에 이런 이불은 없다.

 나라의 예산은 ‘돈값’을 해야 한다. 나랏돈의 씀씀이는 같은 돈을 민간이 사용했을 때보다는 사회적으로 더 큰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김태일, 『국가는 내 돈을 어떻게 쓰는가』). 반대면 굳이 나랏돈을 쓸 필요가 없다. 민간에 맡기면 된다. 2014년 예산안이 과연 돈값을 할 수 있을지 따져보자. 일단 돈을 쓰려면 먼저 채워야 한다. 곳간에 쌓이는 건 국민의 세금이다. 벌써 내년 곳간 사정이 비상이다. 정부는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9%로 보고 국세 수입이 218조50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이 찬물을 끼얹었다.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애초 예상보다 0.2%포인트 낮춰 각각 3.8%와 3.7%로 예상했다. 성장 폭이 줄면 그만큼 세금 수입도 줄게 된다. 수입이 줄면 씀씀이를 줄여야 하는데 이게 안 된다.

 106조원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 복지 예산은 대통령 공약이 중심이라 신성불가침하다. 복지 비중이 너무 과하다는 비판을 의식했는지 성장 쪽에도 눈길을 주었다. 사회간접자본 예산은 애초 계획보다 2조원 덜 줄여 23조3000억원을 책정했다. 들어올 돈은 빠듯해질 게 뻔한데 지출 리스트는 길게 늘여놨다. 이러니 빚을 낼 수밖에 없다. 원래 계획에도 내년 나라살림 적자 예상치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최대치인 25조9000억원으로 잡았다. 이 적자가 내년에는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적자는 빚으로 메워야 한다. 튼튼한 나라살림은 애초부터 말도 안 되는 주장이었다.

 

 이불이 짧은 건 숙명이다. 발 시린 걸 감수할지, 어깨 찬 걸 받아들일지 결심을 해야 한다. 짧은 이불을 마법의 양탄자인 것처럼 포장하는 건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다. 2014년 예산안은 조정돼야 한다. 철학이 담긴 예산이라야 국민의 공감을 받을 수 있다.

김종윤 뉴미디어 에디터

 

 

기사출처 : http://joongang.joins.com/article/aid/2013/10/14/12436788.html?cloc=olink|article|defa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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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을 길이가 짧은 이불이라고 표현한 것이 인상깊다!

한 번에 이해할 수 있었달까! 저런 표현력을 늘리고 싶어어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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